JLPGA 아스 몬다민컵 비에 멈춘 72홀 집착

이번 주말 일요일 오전 11시, JLPGA 홈페이지 리더보드 우측 상단에 ‘R2’가 찍혀 있었다. 총상금 4억 엔짜리 아스 몬다민컵의 최종일인데도 아직 2라운드가 끝나지 않은 것이다. 박현경이 3언더 공동 6위, 고지원이 공동 8위에 올라 있는 그 장면 한 컷에, 비가 코스를 삼켰을 때 한국과 일본이 왜 다른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답이 모두 담겨 있었다.

항목일본한국
우선 순위72홀 완주, 진짜 챔피언 선발일요일 내 종료, 골프장 영업 보호
비 올 때 대응월요일 순연, 예비일 사용투 티 스타트, 라운드 단축, 야간 연장
월요일 경기 가능?코스 제공, 회원 양보거의 불가능 (영업 우선)
사례5회 월요일 대회, 2024년 같은 대회2021년 SK텔레콤 오픈 33홀 몰아치기

4억 엔 대회가 일요일에도 2라운드인 이유

치바현 카메리아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원래 목요일(6월 25일)부터 일요일(6월 28일)까지 나흘간 72홀을 치를 계획이었다. 목요일 1라운드는 무사히 끝났다. 가와기시 후미카와 아베 미유가 67타로 공동 선두에 나섰다. 문제는 금요일(6월 26일)부터 터졌다. 2라운드 도중 뇌우가 접근하면서 경기가 두 차례 중단됐고, 오후 3시 30분에 서스펜디드. 142명 중 34개 조 99명이 2라운드를 끝내지 못했다.

토요일(6월 27일)은 아예 통째로 사라졌다. 태풍 접근으로 낙뢰와 호우 위험이 커지면서 대회 사무국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경기를 열지 않기로 했다. 결국 금요일 밀린 2라운드 잔여분이 고스란히 일요일로 넘어왔다. 일요일 아침, 코스는 우승 라운드를 논할 단계가 아니었다. 간밤 비로 코스가 젖어 또 한 번 중단됐다가 오전 9시 28분에 겨우 재개됐다. 2라운드 하나 끝내는 데도 한참이 남은 상황. 대회 사무국은 공지를 띄웠다. 월요일(6월 29일)을 예비일로 써서, 닷새에 걸쳐 72홀을 완주하겠다는 것이었다.

JLPGA 아스 몬다민컵 리더보드 화면. 일요일 오전 11시에도 2라운드 진행중인 모습

왜 일본은 월요일을 선택하는가

이 장면을 본 한국 골프 팬이라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이틀 치가 날아갔는데 굳이 월요일까지 끌고 가서 4라운드를 다 채워야 해? 3라운드나 2라운드로 끝내면 안 되나?” 쉽게 가려는 한국식 마인드와는 정반대다. 하지만 일본 투어에서 월요일 대회는 낯선 일이 아니다. 이번이 JLPGA 역사상 다섯 번째 월요일 우승 결정전이다. 2년 전인 2024년 같은 대회에서 고이와이 사쿠라가 월요일에 우승을 확정지었고, 1997년 일본여자오픈, 2020년 같은 아스 몬다민컵, 2021년 일본여자오픈도 월요일에 승부를 봤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목록에 아스 몬다민컵이 유독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대회 주최사가 72홀 완주에 자부심과 집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라운드라도 빼고 단축 우승자를 내느니, 하루를 더 써서 정규 72홀을 채워 진짜 챔피언을 가리겠다는 철학이다. 이 철학이 가능한 배경에는 일본 골프 문화가 자리한다. 일본은 코스 자체가 많고, 토너먼트를 여는 골프장은 그 주의 대회를 완성시키는 것을 명예로 여긴다. 월요일 하루 코스를 더 내주는 것도 그 권위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카메리아힐스는 회원제 골프장, 월요일 영업을 포기하다

카메리아힐스는 회원제 골프장이다. 이 코스는 월요일에도 정상 영업을 한다. 그런데 월요일에 4라운드를 치는 순간, 그날 부킹을 넣어둔 일반 회원과 손님들은 전부 라운드를 못 하게 된다. 일본은 그걸 감수하고 코스를 내준 것이다. 한국에서 이게 가능할까? 단언컨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 골프장에서 월요일은 비어 있는 날이 아니다. 오히려 주중 부킹이 꽉 차 있고, 많은 코스가 월요일 새벽부터 예약 손님을 받는다. 대회 하나 때문에 월요일 영업을 통째로 포기하고 코스를 비워줄 골프장은 한국에 사실상 없다. 협회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골프장과의 관계, 예약 손님들의 항의, 위약 문제를 떠안으면서까지 월요일 경기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

한국은 어떻게 할까? 일요일 안에 끝내는 세 가지 방법

한국은 반대로 생각한다. “월요일은 골프장 영업일. 건드리면 안 된다.” 그 전제 아래에서 어떻게든 일요일 안에 끝내는 방법을 찾는다. 대표적인 세 가지 전략이 있다.

  • 첫째, 비 예보가 뻔하면 최종일에 1번·10번 홀 동시 출발(투 티 스타트)로 라운드 시간을 반으로 줄인다.
  • 둘째, 그래도 안 되면 한 라운드를 줄여 단축 성립시킨다. 2021년 SK텔레콤 오픈(제주 핀크스GC)에서는 우천으로 일정이 밀리자 마지막 날 3라운드 잔여 15홀과 최종라운드 18홀까지 무려 33홀을 몰아쳐서 4라운드 72홀을 그날 안에 성립시킨 적도 있다.
  • 셋째, 일몰이 와도 다음 날로 넘기지 않고, 조명이 있는 코스라면 야간 연장전으로 그날 승부를 본다. KLPGA 메이저에서 일몰 전까지 우승자가 안 가려지자 조명을 켜고 야간 연장을 치른 사례가 그래서 나온다.

그리고 이번 아스 몬다민컵 같은 상황, 즉 이틀이 날아가 도저히 72홀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한국은 십중팔구 라운드를 줄여서 끝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2라운드까지만 치고, 정규 라운드 수를 못 채워 비공식 대회로 처리하고 막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KLPGA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대부분 단축 라운드로 마무리한다. 2025년에도 몇몇 대회가 3라운드로 축소된 바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한국의 예외

그렇다면 일본만 유별난 걸까? 아니다. 오히려 한국이 예외에 가깝다. 미국 PGA 투어를 보면 월요일에 우승자가 가려지는 일은 흔하다. 2025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대표적이다. 최종라운드가 폭우로 4시간이나 중단됐고, 결국 일요일에 못 끝내 월요일에 로리 매킬로이와 J.J. 스폰이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450만 달러의 주인이 월요일에 가려진 것이다. 같은 해 코그니전트 클래식도 일몰로 저녁 6시 23분에 경기를 멈추고 최종라운드 마무리를 월요일 오전으로 넘겼다. 2015년 같은 대회에서는 패드라이그 해링턴이 월요일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해외 골프의 대원칙은 단순하다. 빛이 없으면 그날 멈추고, 다음 날 아침 중단된 바로 그 지점, 그 타수에서 이어서 친다. 점수를 리셋하지도, 카운트백으로 대충 순위를 가르지도, 공동우승으로 얼버무리지도 않는다. 끝까지 쳐서 한 명의 챔피언을 가린다. 일본의 72홀 집착도 이 글로벌 스탠더드의 충실한 실천인 셈이다.

물론 한국에도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골프장의 살인적인 예약 회전율과 높은 그린피 구조를 생각하면 월요일 영업을 포기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이다. 또한 한국은 대회 기간이 짧고, 방송사 일정과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일요일 안에 끝내기’가 사실상 불문율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런 현실이 ‘글로벌 스탠더드’와의 괴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끈질김, 일본 골프에서 배울 점

이번 주 일요일 오전 11시, 아직 2라운드를 돌고 있던 그 리더보드는 단순한 날씨 해프닝이 아니었다. 한일 골프 문화의 가장 깊은 차이가 4억 엔짜리 무대 위에서 박현경이 1타차 3위에서 그 기다림을 견디고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더 각별한 장면이었다. 월요일에 72홀이 다 채워질지, 아니면 일본조차 끝내 3라운드 단축으로 물러설지는 하늘이 정할 일이다. 다만 분명한 건 하나다. 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72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끈질김이야말로, 우리가 일본 골프에서 한 번쯤 들여다볼 만한 대목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 축구가 부러워죽겠는데 일본 골프까지 이러면 반칙이잖아.

사실 필자가 몇 년 전 KLPGA 대회를 직관했을 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그때는 오후 늦게 소나기가 쏟아져서 3라운드가 중단됐다. 대회 사무국은 바로 ‘내일 오전 7시 재개, 이후 바로 최종라운드 진행’이라는 공지를 냈다. 그날 저녁 골프장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월요일은 예약이 꽉 차 있어서 절대 못 씁니다. 밤새 물 빼고 오전에 끝내야 해요.” 그 말을 듣고 한국 골프의 현실을 실감했다. 반대로 2024년에 일본에서 열린 JLPGA 대회를 보러 갔을 때는 비가 와서 다음 날로 순연되는 모습을 직접 봤다. 그날 저녁, 코스 옆 식당에서 만난 일본 팬은 “당연한 거 아니에요? 72홀을 다 쳐야 진짜 우승자죠”라고 말했다. 문화의 차이가 이렇게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FAQ

JLPGA에서 월요일 우승이 자주 나오나요?
네, 비교적 자주 있습니다. 이번이 JLPGA 역사상 다섯 번째 월요일 우승 결정전이며, 특히 아스 몬다민컵은 2020년, 2024년, 그리고 올해까지 세 차례나 월요일까지 이어졌습니다. 주최사의 72홀 완주 철학이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월요일 경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골프장의 월요일 영업 때문입니다. 한국 골프장은 주중에도 예약률이 높고, 특히 월요일은 새벽부터 부킹이 차 있습니다. 대회를 위해 영업을 포기하면 골프장이 입는 손실이 크고, 협회와의 계약 관계에서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72홀 완주와 단축 라운드,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
72홀 완주는 공정성과 대회 권위를 높여줍니다. 모든 선수에게 동일한 조건에서 실력을 겨룰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단축 라운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지만, 운(날씨, 코스 상태)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미국 PGA 투어는 월요일 경기를 어떻게 처리하나요?
미국 PGA 투어는 빛이 부족하면 그날 경기를 중단하고, 다음 날 아침 중단된 지점부터 재개합니다. 월요일에도 경기를 이어가며 72홀을 완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코그니전트 클래식 등에서 실제로 월요일 우승자가 나왔습니다.

이번 아스 몬다민컵은 결국 어떻게 끝날까요?
이 글을 쓰는 시점(일요일 저녁 6시)에서는 아직 2라운드가 진행 중입니다. 대회 사무국은 월요일 예비일을 사용해 72홀을 완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날씨가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월요일 오후나 저녁에 최종 우승자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다시 비가 내리면 3라운드 단축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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