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해례본 첫 장이 원본이 아니라는 사실 알고 있나요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대왕이 1446년에 펴낸 한글 창제 원리와 사용법을 담은 책입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고, 현재 국보로 지정된 간송본은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국보 책의 첫 장이 사실은 원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이 책의 기본 정보부터 첫 장에 숨겨진 사연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구분내용
책 이름훈민정음 해례본
간행 시기1446년 음력 9월
구성어제 서문과 예의, 해례
국보 지정간송본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 등재

한글 창제 원리를 담은 책

이 책은 새로 만든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목적과 자음, 모음의 음가, 글자를 쓰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앞부분에는 세종이 직접 지은 서문과 예의가 있고, 뒷부분에는 정인지 등 집현전 학자들이 쓴 해례가 실려 있습니다. 해례에는 초성, 중성, 종성에 관한 설명과 글자 모양이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는지가 자세히 담겨 있어요. 세계의 수많은 문자 가운데 누가, 언제, 왜, 어떤 원리로 만들었는지 책으로 남아 있는 경우는 훈민정음이 유일합니다. 그래서 전 세계 학자들이 이 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의와 해례의 구성

책의 앞쪽에는 세종이 훈민정음을 만든 이유를 밝힌 서문과 함께 자음과 모음의 음가, 사용 방법을 설명한 예의가 자리합니다. 뒤쪽의 해례에서는 글자가 만들어진 원리와 소리를 합쳐 쓰는 방법까지 풀어서 설명합니다. 특히 글자 모양이 입술, 혀, 목구멍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설명은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인지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간송본과 상주본 두 실물의 이야기

이 책은 현재 두 실물이 알려져 있습니다. 1940년에 발견된 간송본과 2008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상주본입니다. 두 책은 같은 판본이지만 발견 과정과 남아 있는 부분, 보존 상태가 조금씩 달라요.

구분간송본상주본
발견 시기1940년2008년
발견 장소경북 안동경북 상주
현재 상태국보 지정소유권 문제와 화재 피해
특징앞 두 장이 없었음주석과 표기가 일부 남아 있음

간송본의 발견

간송본은 경북 안동의 한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책이 1940년에 세상에 알려지면서 간송 전형필 선생이 소장하게 되어 간송본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발견 당시 원래 표지와 맨 앞 두 장이 떨어져 나가고 없었어요. 하필 그 두 장에는 세종이 새 글자를 왜 만들었는지 밝힌 서문과 글자 하나하나의 소리를 설명하는 첫머리가 실려 있었습니다.

상주본의 발견

2008년에는 경북 상주에서 또 하나의 해례본이 발견되었습니다. 상주본은 간송본과 같은 판본으로 평가되었지만 예의 부분과 정인지 서문 일부가 떨어져 나간 상태였어요. 이후 소유권을 둘러싼 민사소송과 화재 피해 등으로 실물을 자유롭게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보 첫 장에 담긴 뜻밖의 사연

이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현재 국보로 지정된 간송본의 첫 장은 원본이 아니라 1940년 무렵 누군가 붓으로 한 자 한 자 새로 써서 끼워 넣은 장입니다. 책이 나온 지 500년 가까이 지난 뒤에 채워진 것이죠. 더 놀라운 것은 그 과정에서 실수가 생겼고, 그 실수가 지금도 국보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사라진 두 장

간송본이 발견되었을 때 이미 앞 두 장이 없었습니다. 학계에서는 책의 보존 상태를 볼 때 두 장이 없는 채로 오랜 세월 전해 내려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언제, 왜 사라졌는지 확실한 답은 아직 없어요. 2017년에는 문화재청이 빠진 두 장을 되살려 바로잡은 정본을 만들기 위한 학술토론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붓으로 채운 두 장에 생긴 실수

빈 두 장은 1940년 무렵 국문학자 김태준 선생과 그의 제자 이용준 선생이 새로 써 넣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용준 선생은 해례본이 전해 내려오던 바로 그 안동 집안의 아들이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장은 목판에 새겨 찍었지만 이 두 장만은 붓으로 직접 써서 끼워 넣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종 서문의 맨 마지막 글자가 잘못 적히는 일이 벌어졌어요. 원래는 이로 읽히는 글자였는데 의로 읽히는 글자가 들어간 것입니다. 세종은 새 글자를 만들어도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마다 편하게 쓰게 하고 싶을 따름이라고 서문을 맺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글자가 바뀌면서 문장의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국가유산청은 구두점과 소리 높낮이 표시도 틀리거나 빠진 곳이 있다고 설명해요. 서문은 모두 54자밖에 안 되는 짧은 글이고, 글자 수까지 일부러 맞췄다고 보는 학자가 있을 만큼 공들인 글인데 마지막 글자가 바뀐 것이죠.

세종실록이 알려 준 원래 글자

그럼 원래 글자가 무엇이었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세종실록 덕분입니다. 해례본이 완성된 1446년 9월 29일 실록 기사에 세종이 지은 같은 서문이 실려 있는데, 이 기사에서는 마지막 글자가 원래 글자 그대로 적혀 있어요. 실록 기사 원문은 조선왕조실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어서 누구나 직접 열어볼 수 있습니다.

첫 장을 보는 새로운 눈

이제 이 책의 첫 장 사진을 볼 때 찾아볼 점이 하나 생겼습니다. 한자를 몰라도 세 단계면 충분해요.

  • 맨 오른쪽 책 이름 네 글자 다음 줄이 나라의 말소리라는 뜻의 네 글자로 시작하는지 확인합니다. 그렇다면 1940년 무렵 붓으로 새로 써 넣은 첫 장입니다.
  • 왼쪽으로 줄을 따라가면 자음 설명으로 시작하는 줄이 나옵니다. 세종의 서문은 그 바로 앞 줄에서 끝나요.
  • 서문 마지막 줄의 맨 아래 글자가 바로 바뀌어 들어간 글자입니다.

한글날 무렵이면 이 책의 사진을 한 번쯤 보게 됩니다. 이제 그 사진을 볼 때마다 580년 전 세종이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마다 편하게 쓰게 하고 싶을 따름이라고 담담하게 마무리한 그 자리에, 나중에 잘못된 글자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떠오를 거예요. 이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이 책의 구성과 간송본, 상주본의 이야기, 그리고 첫 장에 숨겨진 사연을 살펴보았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단순히 오래된 책이 아니라 한글의 창제 원리를 온전히 전해 주는 소중한 기록입니다. 첫 장이 필사본으로 채워졌고 그 안에 실수가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이 책이 살아 있는 역사임을 보여 줍니다. 앞으로 한글날이나 박물관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된다면 이 이야기를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한글 한 자 한 자에 담긴 세종의 마음과 580년의 시간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간송본은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A: 국보로 지정된 간송본은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공개되지 않고 특별전 때만 공개됩니다. 한글날 전후에 전시가 열리는 경우가 많으니 국가유산포털을 확인해 보세요.

Q: 훈민정음 해례본과 훈민정음은 다른 건가요?
A: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만든 글자 자체를 가리키는 이름이에요. 이 책은 그 글자의 창제 목적과 원리, 사용법을 설명한 책입니다. 한글 사용 설명서인 셈이에요.

Q: 첫 장의 잘못된 글자는 왜 고치지 않나요?
A: 국보는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잘못 써 넣은 부분도 이미 역사의 일부라 함부로 고치지 않습니다. 다만 2017년에 정본을 만들기 위한 학술 논의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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