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면 산속에서 독특한 열매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길쭉한 보랏빛 열매가 익으면서 껍질이 저절로 벌어지고, 그 안에서 우윳빛 과육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으름입니다. 으름은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맛 덕분에 조선 바나나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오늘은 이 특별한 가을 열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이름 | 으름 (조선 바나나) |
| 제철 | 9월 말 ~ 10월 중순 |
| 주요 산지 | 강원도 삼척·정선, 전북 무주, 경남 산청 |
| 주요 성분 | 칼륨, 비타민 C, 아케보사이드 |
| 활용 | 생과, 주스, 한방차, 나물 |
목차
으름이 조선 바나나라고 불리는 이유
으름은 겉모습이 길쭉해서 바나나를 닮았고, 잘 익으면 속에서 부드러운 과육이 나옵니다. 이 과육이 바나나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워서 조선 바나나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바나나가 들어오기 전부터 우리 산에서 자라던 토종 열매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실제로 으름은 바나나와 식물학적으로 가까운 친척이 아닙니다. 으름은 으름덩굴과에 속하는 낙엽성 덩굴식물이고, 바나나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그럼에도 부드럽고 달콤한 맛 덕분에 조선 바나나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붙었습니다.
제철과 산지
으름은 1년 중 10월 상순부터 중순까지 단 2주 남짓 만날 수 있는 귀한 열매입니다. 인공 재배가 드물고 깊은 산속에서 자연 그대로 자라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면 생과를 맛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서리를 맞으며 완숙된 으름은 껍질이 저절로 벌어지고 당도가 20브릭스 안팎까지 오릅니다. 강원도 삼척과 정선, 전북 무주, 경남 산청 등 청정 산림 지대에서 주로 채취됩니다.
영양 성분과 효능
으름 과육에는 천연 포도당과 과당, 비타민 C가 풍부합니다. 껍질과 씨앗에는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 성분인 아케보사이드와 칼륨이 다량 들어 있습니다. 아케보사이드는 이뇨 작용과 항염 작용과 관련해 연구되고 있는 성분으로, 한방에서 목통을 이뇨제로 활용해 온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으름 껍질은 《동의보감》에도 목통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가슴의 답답함을 없애주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몸이 자주 붓는 분들이나 천연 이뇨 식재료를 찾는 분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산부나 신장이 약한 분들은 칼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으름 고르는 법
시장이나 산지 직거래에서 으름을 구매할 때는 몇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껍질 중앙이 자연스럽게 갈라져 속 과육이 맑게 보이는 것을 고릅니다. 둘째, 겉껍질이 누렇게 마른 것보다 싱싱한 자줏빛 또는 갈자색을 띠는 것을 고릅니다. 셋째, 속 과육이 갈변되거나 마르지 않고 촉촉한 우윳빛 수분감을 가득 머금고 있는 원물을 선택합니다. 아직 초록색이고 단단한 으름은 맛이 떫고 과육도 부드럽지 않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질법과 먹는 법
잘 익은 으름은 손으로 살짝 벌리면 껍질이 쉽게 열립니다. 안쪽의 흰 과육을 숟가락이나 손으로 떠서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씨가 매우 많기 때문에 과육을 입안에서 살살 녹여 먹고 씨는 뱉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씨앗을 씹으면 강한 쓴맛이 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음료로 만들 때는 진공 블렌더나 체망으로 씨앗을 걸러내면 편리합니다.
으름 껍질은 쓴맛이 강해 그대로 먹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깨끗이 씻어 채 썬 뒤 바짝 말려 덖어두면 구수하고 맑은 한방차로 1년 내내 마실 수 있습니다. 말린 으름 껍질 15~20g에 물 2~2.5L를 붓고 1시간 이상 은근히 달여 마시면 좋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껍질 속을 파내고 고기나 두부, 채소를 채워 구워 먹기도 합니다.
보관법
으름 과육은 진공팩에 담아 냉동 보관하면 최대 1년간 쉐이크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껍질은 채 썰어 건조기로 바짝 말린 뒤 밀폐 용기에 보관합니다. 과육을 상온에 오래 방치하면 무르고 상할 수 있으므로 수령 즉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배 이야기
으름나무는 덩굴성 낙엽목으로 성장이 빠르고 생육이 강합니다. 봄에는 자줏빛을 띤 작은 꽃들이 아래로 매달려 달콤한 향기를 냅니다. 열매를 많이 맺으려면 자가수정이 잘 되지 않는 특징이 있으므로 서로 다른 품종을 2주 이상 함께 심는 것이 좋습니다. 파고라나 아치, 울타리를 따라 자라도록 유인하면 여름에는 시원한 녹음을 만들고 가을에는 이색적인 열매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가을의 선물을 만나는 시간
조선 바나나 으름은 가을이 주는 특별한 선물입니다. 껍질이 저절로 벌어질 때까지 기다린 뒤 부드러운 과육을 맛보는 과정은 자연의 시간을 존중하는 경험입니다. 씨앗이 많아 먹기 불편할 수 있지만, 그 불편함 속에 우리 산열매의 토종다운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과육은 생과로, 껍질은 한방차로, 버릴 것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이번 가을에는 산행을 하면서 조선 바나나 으름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달콤한 선물을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으름 씨앗을 가장 편하게 걸러내는 방법이 있나요?
A: 초고속 진공 블렌더에 과육과 우유를 넣고 순간 분쇄한 뒤 고운 체망에 거르면 씨앗이 깨지지 않고 과육만 부드럽게 분리됩니다.
Q: 껍질이 벌어지지 않은 으름은 어떻게 하나요?
A: 껍질에 자줏빛이 돌고 살짝 금이 간 상태라면 사과와 함께 밀폐 용기에 담아 실온에 1~2일 두면 자연스럽게 벌어집니다. 완전히 초록빛인 어린 열매는 후숙이 되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Q: 으름 껍질로 나물을 만들 수 있나요?
A: 네, 껍질 안쪽의 하얀 섬유질을 정리하고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반나절 우려내 쓴맛을 뺀 뒤 들기름과 된장으로 무치면 쫄깃한 별미 나물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