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유산 제126호로 지정된 진관사 국행수륙재가 49일간의 긴 의식을 마무리했습니다. 올해는 9월 6일부터 10월 25일까지 이어졌고, 마지막 회향 기간인 10월 24일과 25일에는 수많은 시민이 북한산 자락의 고찰을 찾았습니다. 특히 의식의 백미로 꼽히는 것이 바로 불교 의식 무용입니다. 비구니 스님들이 추는 천수바라춤과 나비춤, 법고무는 보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래 표에서 진관사 수륙재의 춤들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의식 기간 | 2026년 9월 6일부터 10월 25일까지 49일 |
| 대표 춤 | 천수바라춤, 나비춤, 법고무 |
| 의미 | 모든 중생의 평안과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무차평등 정신 |
| 관람 방법 | 별도 접수 없이 무료로 자유 관람 가능 |
목차
천수바라춤의 의미와 장엄한 동작
진관사 수륙재의 춤들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천수바라춤입니다. 스님들이 두 손에 바라를 들고 천천히 회전하며 추는 이 춤은 천수관음의 자비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바라를 흔들 때마다 맑은 금속 소리가 의식장에 울려 퍼지고, 그 소리가 모든 중생의 번뇌를 씻어 내리는 듯한 느낌을 전해 줍니다. 실제로 회향식 현장에서 비구니 스님들이 추는 천수바라춤을 보면 동작 하나하나에 정성이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느린 듯하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팔의 움직임과 발걸음은 명상하는 마음과도 닮아 있습니다.
천수바라춤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의식의 한 과정입니다. 스님들은 이 춤을 통해 물과 육지, 그리고 모든 세계에 존재하는 영혼에게 공양을 올리고 평안을 기원합니다. 바라의 둥근 모양은 달과 같아서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영가를 인도하는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면 그 느린 호흡과 정갈한 동작이 오히려 더 큰 웅장함을 만들어 냅니다. 절제된 몸짓이 만들어 내는 장엄함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나비춤과 법고무가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
나비춤의 유래와 상징
천수바라춤과 함께 진관사 수륙재의 춤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비춤입니다. 착복무라고도 불리는 이 춤은 스님이 양팔에 긴 소매를 펼쳐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나비는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다시 태어나기 때문에 윤회와 재생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영가가 나비처럼 자유롭게 극락으로 날아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이 춤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나비춤은 하얀 소매가 바람에 펄럭일 때 그 장관이 극에 달합니다. 형형색색의 나비가 의식장을 가득 채우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법고무의 묵직한 울림
법고무는 큰 북을 두드리며 추는 춤입니다. 북소리는 모든 중생에게 진리를 알리는 법음으로 여겨집니다. 법고무가 시작되면 무겁고 낮은 북소리가 사찰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줍니다. 스님이 북채를 잡고 팔을 크게 휘두르는 모습에서는 힘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이 춤은 천수바라춤이나 나비춤과 달리 비교적 남성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어서 의식의 흐름에 긴장감을 더합니다. 법고무가 끝나고 다시 바라춤이 이어질 때면 의식은 마치 하나의 긴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628년 전통을 이어온 국행수륙재의 역사
조선 태조 이성계가 1397년에 시작한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올해로 628년의 전통을 이어 왔습니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바뀌는 과정에서 숨진 많은 영혼을 위로하고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시작된 국가 의식이었습니다. 수륙이라는 말은 물과 육지의 모든 생명을 뜻합니다. 여기에는 산 자와 죽은 자, 신분과 종교를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위로한다는 무차평등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올해 의식의 주제는 온 세상은 한가족, 화합과 세계평화였습니다. 전쟁과 재난으로 희생된 영가들의 넋을 위로하고 종교와 이념, 국가의 경계를 넘어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는 자리였습니다.
수륙재는 49일 동안 모두 일곱 번의 재를 올리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입재를 시작으로 초재에서 육재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정기 재가 열렸고, 마지막 칠재는 낮 의식과 밤 의식으로 나누어 이틀 동안 진행됐습니다. 낮에는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리고 중생들의 평안을 기원하며, 밤에는 어두운 세상에서 의지할 곳 없이 떠도는 영혼들을 위로합니다. 이렇게 낮과 밤을 모두 포함하는 것은 모든 존재를 빠짐없이 보듬으려는 수륙재의 뜻을 보여 줍니다. 10월 24일 회향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와 시민 약 1000명이 참석했습니다.
직접 다녀온 경험과 관람 팁
저는 올해 칠재 회향일에 맞춰 진관사를 찾았습니다. 의식이 시작되기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대웅전 앞마당은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가을 햇살이 북한산 자락을 비추는 가운데 스님들이 천수바라춤을 추기 시작하자 현장은 순식간에 고요해졌습니다. 바라 소리가 울릴 때마다 관람객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의식이 끝난 뒤에는 진관사 경내를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칠성각에서는 2009년에 발견된 진관사 태극기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당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태극기는 2021년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한 사찰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수륙재와 독립을 염원한 태극기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다음 해에 진관사 수륙재의 춤들을 직접 보러 가실 분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전합니다. 첫째, 칠재 회향일에는 관람객이 매우 많으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오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의식은 대웅전 앞마당에서 펼쳐지므로 돗자리나 얇은 방석을 가져가면 편하게 앉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사진 촬영 시에는 플래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의식의 엄숙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조용히 관람하는 예절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진관사는 서울 은평구에 있어서 지하철과 버스로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사전 접수나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끝나지 않은 의식의 의미를 되새기며
천수바라춤과 나비춤, 법고무로 이어지는 진관사 수륙재의 춤들은 단순한 전통 공연이 아니라 살아 있는 기도입니다. 628년 동안 한결같이 이어져 온 이 의식에는 모든 생명을 차별 없이 보듬고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회향식에서는 진관사 국행수륙재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 추진하겠다는 뜻도 나왔습니다. 이 전통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져 더 많은 사람이 불교 의식 무용의 장엄함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찰의 고요한 의식을 바라보는 시간은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지금 방문하면 좋은 이유
올해 49일 의식은 막을 내렸지만 진관사는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북한산 자락의 풍경과 함께 천년 고찰의 정취를 느껴 보세요. 다음 수륙재 봉행 일정은 내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열릴 예정입니다. 그동안 진관사 수륙재의 춤들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방문을 준비해 두시면 더 깊이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나요?
A. 네, 별도의 사전 접수나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상이나 돌아가신 분의 위패를 올려 직접 재를 지내려면 종무소에 유료로 접수를 해야 합니다.
Q. 수륙재에서 추는 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대표적으로 천수바라춤과 나비춤, 법고무가 있습니다. 천수바라춤은 바라를 들고 추는 춤이고, 나비춤은 긴 소매로 나비의 날갯짓을 표현하며, 법고무는 큰 북을 두드리며 추는 춤입니다.
Q. 진관사에는 수륙재 외에 다른 볼거리가 있나요?
A. 네, 칠성각에서 발견된 진관사 태극기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관련된 역사적 자료로, 사찰을 둘러보며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