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농사 작물별 심는 시기 총정리

가을 농사가 중요한 이유

한여름 내리쬐던 태양이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하면,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의 마음은 부산해집니다. 가을 농사는 봄과 달리 한 번 시기를 놓치면 만회할 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기온과 일조량이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배추와 무 같은 작물은 생육에 필요한 기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잎만 무성하게 자라다가 얼어붙기 일쑤입니다. 결국 가을 농사는 씨앗을 뿌리는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그해 수확의 성패가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물별 심는 시기와 재배 기간

작은 땅이라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작물마다 다른 파종 방식과 일정을 한 번에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무와 당근은 어린 시절 뿌리가 다치면 그다음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씨앗을 직접 뿌려야 하고, 배추와 브로콜리는 모종을 길러 본밭에 옮겨 심습니다. 마늘은 마늘쪽, 쪽파는 종구를 활용하는 등 방법도 제각각이라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실제로 밭에 붙여 두려고 정리한 표를 공유해 드립니다.

작물심는 시기재배 기간심는 방법
배추8월 하순 ~ 9월 중순70 ~ 90일모종 정식
8월 상순 ~ 9월 하순60 ~ 80일씨앗 파종
시금치8월 하순 ~ 10월 하순40 ~ 60일씨앗 파종
상추8월 상순 ~ 10월 하순30 ~ 50일씨앗 파종
쪽파8월 하순 ~ 9월 하순40 ~ 60일종구 심기
브로콜리8월 하순 ~ 9월 중순80 ~ 100일모종 정식
마늘9월 하순 ~ 10월 중순200일 내외종구 심기
양파10월 중순 ~ 11월 상순200일 내외모종 정식

시기별 가을 농사 준비법

8월, 가을 밭의 서막

8월 하순은 본격적인 가을 작물의 시작을 여는 시기입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아직 발아에 애를 먹기는 하지만, 상추와 시금치처럼 성장 속도가 빠른 잎채소는 이맘때 뿌려야 냉해 걱정 없이 가을 내내 식탁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습니다. 특히 시금치는 발아 온도가 조금 높은 편이라 25도 이하로 떨어지는 이맘때를 겨냥해 흩어뿌리기보다는 흙을 조금 덮어 주는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또 9월에 정식할 김장 작물을 대비해 미리 밭 두둑을 만들어 두면 흙이 익어 어느정도 예방이 가능합니다.

9월, 정식과 파종의 황금기

9월은 아침저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면서 갖가지 모종이 뿌리를 내리기 좋은 달입니다. 배추와 브로콜리 모종은 저온에 취약한 시기를 피해 가급적 9월 중순 이전에 정식하는 편이 좋고, 늦서리를 대비해 부직포를 함께 준비해 두면 안심입니다. 쪽파는 종구를 3cm 정도 깊이로 꽂아준다고 생각하고 심으면 됩니다. 지난해에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배추 모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9월 셋째 주에야 정신을 차려 심은 적이 있습니다. 초겨울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면 문제없었겠지만, 유독 빨라진 추위에 제대로 결구를 못 한 채 속이 허전한 배추를 보면서 가을 농사 준비의 골든 타임을 놓치면 안 되겠다는 것을 몸으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가을 농사

10월부터 11월, 수확과 월동 준비

10월부터는 김장용 작물의 수확 시기를 저울질하게 됩니다. 보통 김장 채소는 수확 예정일에서 재배 기간을 역산해 두둑마다 하나씩 캐어보며 무름 정도와 속이 찬 모양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품질 높은 상품을 원하면 김장 텃밭 볼트 하나 더 채우려면 웃거름을 너무 늦게 주지 않는 것도 포인트입니다. 또한 10월 중순부터는 마늘과 양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늘은 우리 지역 기후에 맞는 품종을 고르는 일이 최우선이고, 양파는 너무 일찍 정식하면 꽃대가 올라올 수 있어 보온에 신경 쓰는 것보다 때를 지키는 편이 안전합니다. 11월에는 수확이 끝난 뒤 비닐을 벗기고 밭을 정리하면서 내년을 준비합니다.

건강한 가을 밭을 만드는 병해충 관리

아무리 좋은 품종의 씨앗을 골라도 한 번 병에 걸리면 그동안의 공든 수고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배추과 작물은 벼룩잎벌레와 배추좀나방의 좋은 먹잊감이 됩니다. 농약 성분에 의존하기보다 정식 직후부터 이파리 뒷면을 자주 관찰하는 조기 발견 습관이 가장 중요한데, 밤낮으로 열고 닫는 비닐하우스가 아니라면 해가 지고 서늘해진 시간에 잘 들여다보는 것이 수월합니다. 또 질소 비료를 과도하게 주면 연한 잎이 무성해져 오히려 해충의 서식처가 되므로 과하지 않게 관리하는 병해충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병든 이파리는 곧 바로 뽑아 밖으로 버리고, 텃밭 전체를 살펴보는 여유를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h2>마무리하며

8월 말 잎채소 파종에서 시작해 11월 마늘과 양파의 정식으로 마무리하고, 이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바로 가을 농사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짧게 보면 김장 채소를 위한 작지만, 길게 보면 다음 해 5월 마늘 수확까지 이어지는 긴 호흡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이번 계절에는 지나치게 많은 양을 욕심내기보다 처음 시작하는 텃밭이라면 키우기 쉬운 쪽파와 시금치로, 조금 연식이 있다면 김치 속도는 물론 밑반찬 걱정을 떠나게 해 줄 배추와 무를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인터넷에 널린 정보보다 농촌에 계신 부모님과 이웃 어르산들과의 대화에서 자주 나오는 살아 있는 경험이 더 큰 밑거름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제가 전해 드린 표 하나로 복잡한 일정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땀 흘린 만큼 정직하게 보답하는 이번 철 가을 농사의 참맛을 꼭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추는 씨앗과 모종 중 어떤 것이 좋나요

A 생소한 품종이 아니라면 처음 하시는 분들은 검증된 곳에서 받아 기른 모종을 구입하는 일이 성공에 더 빠른 지름길입니다. 씨앗부터 키우는 것은 온도와 수분 관리가 어려워 씨고름이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가을에 심는 채소는 정말 늦어도 되는 건가요

A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지역과 품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무와 무청은 오히려 파종 시기를 한참 놓치면 가을이 짧아져 성숙이 불가능해질 수 있으니 표에 적힌 절대 시기는 지켜 주시는 게 좋습니다.

Q 마늘은 배송이 아닌 주변 텃밭에서 사서 심어도 되나요

A 판매용 씨마늘은 시들거나 썩은 흔적이 없는 비대칭으로 병이 없는지를 꼭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씨앗이 아닌 재래시장에서 파는 식미용 종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가 왕왕 있어 초기 단계에서 탈락할 수 있으니 되도록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사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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