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미군 반환 기지 부지에 이제는 세종대로의 2.5배에 달하는 드넓은 공원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휴식처이자, 미래세대에게 꼭 물려줘야 할 녹지공간이죠. 그런데 정부가 얼마 전 이곳에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국이 시끄럽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지난달 21일 발표한 ‘7·21 부동산 공급대책’에서 용산공원에 1만 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포함한 복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셉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시민 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오늘인 24일 그 결과를 공개했어요. 놀라지 마세요. 서울시민 3명 중 2명에 가까운 63.9%가 용산공원 공공주택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항간에 돌고 있는 이야기부터,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지 낱낱이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설문으로 엿본 시민들의 시선
먼저 용산공원 공공주택 공급이라는 발표 직후, 말도 많고 탓도 많은 가운데에서 정작 주인인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지 몰라도 궁금했습니다.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 업체인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닷새 남짓한 기간 동안,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정교하게 진행됐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고, 신뢰성은 높은 편이었어요. 이번 주요 결과를 듣자면 이렇습니다.
| 구분 | 비율 (%) |
|---|---|
| 반대 | 63.9 |
| 찬성 | 32.0 |
| 모름·무응답 | 4.1 |
도대체,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3분의 2가 반대를 한다는 건데, 이는 주택 공급이 절실한 실수요자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그럼 냉한 표정으로 반대를 보냈다는 응답 세부 특성을 자세히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전 연령과 권역을 막론한 반대의 목소리
이번 조사가 시사하는 점은 연령과 지역을 불문하고 모든 계층에서 고르게 반대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성별로는 남성 61.5%보다 여성의 반대 목소리가 66.1%로 더 높게 나타났고, 연령대별로는 30대의 경우 반대한다는 의견이 무려 67.1%에 달했습니다. 1·2인 가구가 많은 30·40세대조차 개발보다는 공원의 가치를 선택한 모양새인데요. 이는 전형적인 NIMBY(님비) 현상으로 단순하게 치부하기 어려운 지점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부동산 세대조차 반대한다는 데 이번 사안의 심각성이 두드러집니다. 표에서 보듯이, 생활권역별로 보면 오히려 외곽지역이 아닌 도심권 또는 서울의 동남권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도 높은 비율로 반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설문 결과를 정리한 표를 함께 보시죠.
| 권 역 | 반대 의견(%) |
|---|---|
| 동북권 | 60.0 |
| 동남권 | 70.3 |
| 도심권 | 65.0 |
| 서북권 | 62.8 |
| 서남권 | 63.5 |
차별화된 정책을 통해 주거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에는 확실히 표심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특히나 동네가 대표적으로 조망권이 좋고 중심상권이 발달한 동남권에서 반대가 가장 크게 나온 것에는 주목할 만합니다.
단순히 호재성 사업을 반대하고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일부 주민 목소리로만 보기에는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시민들은 어떤 이유로 힘겨루기에 들어가는 걸까요. 잘 살펴보겠습니다.
반대파의 속사정, ‘우리의 미래’를 건 사안
도대체 사람들이 뭐라고들 할까요. 그 이유가 목 빠지게 기다려지는 시점, 설문조사 속 반대하는 이유를 보면 시민들이 왜 이렇게 목청을 내는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반대하는 이유로 1위를 차지한 항목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무려 81.2%에 달하는 응답자가 짧은 시일 내 해결되기 어려운 주택 난제 하나를 해결하자고, 미래세대가 마음껏 누려야 할 소중한 보물창고를 훼손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억양입니다. 이는 마치, 허리띠를 졸라매서 힘든 적을 견뎌내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이 무색해 보이는 순간인데요. 인위적인 대단지 조성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또한, 미군 기지 반환과 오염 토사 정화 문제가 장기전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수십 년, 수백 년을 대표하는 명품 공원이 피부에 와닿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선과 섞여,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아울러 도시 전체로 봤을 때 기반시설 대책 대비 주택 공급 시기가 맞지 않을 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이 밖에도 많은 서울 시민들은 과거부터 숱하게 반복되어 온 무분별한 택지개발의 후폭풍이 가장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은 이미 주변 교통체증이 심한 와중에 순식간에 마천루가 내려다보이는 아파트들이 들어선 후, 1세대가 이용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한 난개발로 피해를 보는 상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에요.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용산공원 부지의 이름을 건 용산공원 공공주택 반대 서명을 인증하는 사진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으며, 해당 반대 운동이 집단지성을 모아 어디까지 확산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용산공원 공공주택 반대, 앞으로는?
결국 서울시가 지난 20일 전격 실시한 이번 조사는 공공 주도의 신규 택지사업이 여러 악조건을 안고 있는 만큼, 정책 추진 시 유의해야 할 시사점을 아낌없이 남겼습니다. 절대 필요한 정책이라고 해도 정작 시행을 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법과 제도인데, 이 모든 판도의 최전선에 시민들의 알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조사 결과는 정부 협의 전 필요한 기초자료로 선제적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용산공원 부지의 고유한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선진국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 데이터를 근거로 국토교통부 등 정부 당국을 압박하고, 나아가 미래 지향적인 용산공원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합니다. 주민들의 뜻이 확실하지 않은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다소 과도하다는 인식에서죠. 결국 이번 조사가 지금과 같이 첨예한 상황에서 시민과의 약속을 제일 먼저 지킬 수 있는 좋은 지침이 되어 줄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주거 생산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되는 일이라 해도, 정말 중요한 것은 국민을 위한 근본성입니다.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이라고 여겨집니다.
마치며
오늘 준비한 서울시의 발표 직후, 저는 앞으로 주택시장이 어떻게 국민들의 얼굴에 미소를 가져다줄지 참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하더라고요. 공교롭게도 제가 아는 한 반도체 산업계 지인 역시 좋은 위치에 아파트를 사 두려고 눈을 치켜뜨고 있다고 하니까요. 과연 우리 사회에 뜨거운 감자인 주택 문제가 시원하게 뚫릴 수 있을지, 오늘도 수많은 국민들의 고민은 좀처럼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다가올 미래를 위한 작은 결의도 담아 이만 포스팅을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용산공원 공공주택에 대해 궁금한 점
Q. 정말로 올해 안에 공동주택이 들어오나요?
A. 아니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는 단계고, 지금은 사전 타당성 검토도 되지 않은 추진 계획일 뿐입니다.
Q. 제 작은 서명이 향후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나요?
A. 온라인 서명이라 함부로 무시할 수 없냐고요? 네이버나 포털에 수시로 게시되는 여러 사람들의 좋은 얘기들이 반영되듯, 의외로 많은 힘이 세질 수 있습니다.
Q. 추후 시민들이 낸 돈이 낭비되는 건 아닌가요?
A. 교통영향평가, 재정 사업까지 충분한 사전 단계인 만큼 아쉽게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계획 초기이고 주민 공청회가 진행되면 표면에 드러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