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고추 수비초 아삭한 수확 비결

뜨거운 한여름햇살을 가득 머금고 텃밭 주인장의 땀방울을 닮아가는 작물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이야기할 토종고추 수비초입니다. 요즘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품종이라 수확의 기쁨이 더 큰데요. 올해 처음 도전한 토종 텃밭 고추 수확 전 과정을 생생하게 남겨 보려고 합니다. 끝까지 차분히 읽어 보시면 여러분의 텃밭 삶이 더욱 풍성해질 거예요.

수비초는 어떤 고추인가?

토종고추 수비초는 한자리에서 안정적인 맛을 찾기가 쉽지 않은 매력 덩어리 상품입니다. 주로 경북 영양 지역에서 재배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반 양배추처럼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씨가 적고 아린맛보다는 달고 아삭한 식감이 강한 고추지요. 마침 잘 키워서 직접 수확까지 가져온 김에, 감명받은 특징 몇 가지를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구분특징
수확 시기7월 중순 ~ 9월 (노지 기준)
매운맛청양고추와 일반 고추의 중간, 맵기보다는 아삭함 강조
활용 요리고추 장아찌, 볶음, 초고추장(햄 초장) 등
보관 방법세척 전 냉장 보관, 밀폐 후 2주 정도 보관 용이

고추라고 해서 꼭 매워야 하는 건 아니지요. 이 수비초는 진정한 뜻의 ‘가지고추’는 아니지만, 살짝 톡 쏘면서도 단맛이 꽤 오래가는 단맛이 사는 센세이션이 있는 고추입니다. 직장 마치고 텃밭에서 수확할 때면 이 고추를 왜 우리 땅에서 가장 사랑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텃밭에서 마주한 수비초, 재배 일기

지난 5월 초, 노지 정식 후에 텃밭에 퇴비를 넉넉하게 넣고 토종고추 수비초 모종을 심었습니다. 사실 요즘은 모종 구하기도 그리 쉽지 않아 아는 단골 농사짓는 분께 특별히 받아서 정식할 수 있었습니다. 올봄에 비가 유난히 없어서 물주는 게 쉽지 않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땐 그게 최고였나 봅니다.

6월 중순부터 슬슬 병해충이 슬슬 눈에 띠기 시작하더군요. 잎 뒷면에 매달려 있는 진딧물을 보는 순간 마음이 아팠습니다. 평소 식용으로 쓰려고 웬만하면 농약보다는 친환경 방제부터 찾게 되더군요. 그런데 이 수비초라는 친구, 매운맛을 좋아해서일까 유독 잎이 연하고 향이 강해서 해충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때부터입니다. 2주에 한 번씩 친환경 살충제와 탄저병 영양제를 돌아가면서 꼼꼼히 방제해 줬고, 지지대가 아직은 허리춤까지 차다 보니 멀칭 밖으로 Y자 유인줄을 설치해 순을 묶어 주는 작업도 잊지 않았네요.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열정 가득한 초보 텃손이었어요.

블루베리보다는 덜 할지언정 해충 피해가 심해서 수정 작업이 가장 걸림돌이었던 순간이 수차례였습니다. 그래도 여름 장마가 걷힐 때쯤에는 그나마 열매 솎음을 충분히 해 주면 또 견딜 만하게 성장하더군요.

시간이 참 빨라 7월 20일쯤에는 드디어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하얀 색의 상처가 잔뜩 없어지고 뽀얀 연초록의 이쁜 열매만 쏙쏙 골라서요. 수확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주방칼로 세로 방향으로 반 갈라 아삭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서 한 조각을 기념 삼아 먹어 본 건데요. 식감이 첨가물 없이 정말 바삭하고 향이 좋아서 바로 장아찌 절임물부터 만들어 걸쭉하게 부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으로도 그 기쁨을 조금 전달해 드리고 싶네요.

토종고추 수비초

사진으로만 보아도 아삭함이 뚝뚝 묻어나지요. 저렇게 생긴 수비초를 강된장 재료 삼아 썰어 넣으니 향긋한 내가 확 살아났고, 저녁에 상추쌈을 사서 보쌈용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넘 좋았습니다.

무더위 이기고 다가올 가을까지, 앞으로는?

한여름 폭염은 많이 힘들었지만 애정하는 토종고추 수비초가 세로로 자라기 보다 옆으로 번지며 세 폭의 수확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 8월 말을 넘어 9월 초순이 되면 기온이 슬슬 떨어지며 고추도 꽃의 영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통 줄기를 접는 시기인데요. 올해 경험이 고스란히 도약이 되어 내년에는 더 튼실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지난 봄에 했던 것처럼 냉해를 입지 않도록 비닐을 늦은 밤에는 미리 충분히 덮어주는 부지런함을 발휘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 정식하셨던 분이 수터널 관리를 제대로 못해 수확이 몇 개 없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내년 텃밭 계획을 세울 때는 여러 텃밭 보다 이 수비초의 건강한 성장을 먼저 어떤 방제를 사용했을지보다 작게 작게 걱정해 보게 됩니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한 농작물이 될 거니, 마지막 한 알 수확할 때까지 물주는 손길마다 정성이 담기는 거 있죠. 시중에서 그냥 이 열매를 더 싸게 파는 거는 접어두고, 좋은 친구가 생긴 기분으로 늘 상하지 않게 살아줬으면 좋겠네요.

방금 막 수확해도 최고인 식탁이 되겠죠. 숨겨진 토종 농산물의 매력에 흠뻑 취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궁금해하실 만한 내용들로 스스로 생각해 본 FAQ, 도움 됐으면 좋게습니다.

궁금한 점이 많았던 그 질문들

Q. 수비초는 재배가 많이 힘들지 않나요?
A. 아무래도 일반 고추에 비해 키우기가 까다롭긴 합니다. 특히 강한 햇빛으로 인한 탄저병이나 장마철 무름병 취약한 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깻묵과 유박 같은 저효능성 자재를 멀칭할 때 미리 넣어 주고 칼슘제를 잎에 수시로 뿌려주면 예쁜 열매를 만들 수 있으니, 겁내지 말고 한번 도전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Q. 아삭함이 일품이라 직접 식재료를 보관하는 법이 따로 있나요?
A. 저는 김치밥을 해 먹거나 반찬거리 오래 보존용으로 그릇 안에 수분기가 없어야 오래 보관하더라고요. 보통 키친타월에 감싸 지퍼백에 넣으면 제가 2주째 돌보다가 잘 먹었습니다. 아니면 다듬어서 씻으면 물기가 남아 금방 상처가 생기실 수 있어 말 그대로 밀봉해서 가능한 공기를 빼 보관해 주시면 시원하게 드실 수 있어요.

Q. 풋고추로 먹는 거랑 아니면 빨갛게 익히면 다른 맛이 나나요?
A. 네, 당연합니다 수풋고추로는 아삭하고 매콤한 초고추장의 좋은 재료가 되지만, 꼬투리가 빨개질 때쯤 되면 전분이 당으로 분해되어 은은한 단맛이 돌아 그건 그것대로 아주 잘 어울립니다. 저희 집은 그렇게 빨갛게 잘 익은 수비초로 매년 전라도식 초장을 담가 먹으면 김치찌개나 부추무침 모든 요리에서 향긋한 향이 오래가요.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분명 텃밭이나 주말농장을 하고 계신 분들이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는 알찬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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