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변호사 자격인 Solicitor Qualification Exam(SQE)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변호사 자격을 가진 분들에게는 SQE1 객관식 시험만 합격하면 SQE2를 면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SQE1에 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험의 특징, 효율적인 준비 방법, 그리고 시험 당일의 팁까지 상세히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목차
SQE 시험과 한국 변호사의 특별한 기회
SQE는 영국에서 변호사(Solicitor)가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새로운 통합 자격 시험입니다. 기존의 변호사 과정을 대체한 이 시험은 SQE1(기본 법률 지식 평가)과 SQE2(실무 능력 평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국 변호사에게 주목할 만한 점은, 실무 경력 2년(수습 기간 제외)이 있으면 SQE2를 면제 신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SQE1 객관식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영국 변호사 자격을 얻는 핵심 관문이 될 수 있습니다.
| 한국 변호사의 SQE2 면제 조건 | |
|---|---|
| 필요 자격 |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 |
| 필요 경력 | 수습 기간을 제외한 실무 경력 2년 |
| 면제 가능 부분 | SQE2 시험 전부 |
| 최종 조건 | SQE1 시험 합격 |
왜 SQE를 선택하게 되었나
시험을 준비하게 된 동기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스펙 쌓기를 넘어서야 합니다. 시험 응시료와 준비 과정에 드는 비용이 상당히 높고, 준비 기간 또한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짜 내가 이 시험을 준비할 만한 확실한 이유가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보는 시간이 꼭 필요했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나 진로 설계에 부합하는 명확한 이유가 뒷받침될 때, 힘든 준비 과정을 견딜 수 있는 동력이 생깁니다.
SQE1 합격을 위한 3개월의 집중 준비기
직장과 병행하며 약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준비했습니다. 원래는 9개월 계획이었지만, 벼락치기 성향 탓에 실제 공부 기간은 훨씬 짧아졌습니다. 이 짧은 기간 동안 모든 여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해야 했고, 체력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시간 부족으로 인해 민사소송법과 형법은 시험 일주일 전에, TAX(세법)는 시험 당일 아침에 처음 훑어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은 명확합니다. 일과 병행한다면 최소 6개월, 비변호사라면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꾸준히 할애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합니다. 시험 응시료만 약 400만 원에 가깝기 때문에 불합격의 리스크를 무리하게 감수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문제 풀이와 모의고사
공부 방법의 핵심은 이론서 정독이 아닌, 지속적인 문제 풀이였습니다. Barbri나 QLTS와 같은 전문 인강 사이트의 모의고사 풀이가 필수적입니다. 저는 QLTS를 선택했지만, 가장 비싼 패키지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멘토링이나 정규 인강보다는 충분한 양의 연습문제와 모의고사가 포함된 옵션으로도 준비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저는 이론 공부를 따로 하지 않고, 연습문제를 풀고 해설을 읽으며 개념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AI 챗봇을 활용해 설명을 구하는 방법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한국 변호사시험과의 큰 차이점은 판례의 사실관계를 외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점입니다. SQE는 특정 판례를 그대로 출제하기보다는 법원칙과 수많은 예외, 그리고 그 예외의 예외까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따라서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험 당일 현장 후기와 합격 비결
시험장에서 경험한 것들
SQE1 시험은 두 번에 걸쳐 치러집니다. 첫 주에는 FLK1, 그다음 주에는 FLK2를 보게 되며, 오전 8시경 시작해 오후 2-3시경 종료됩니다. 시험장에는 물만 반입 가능하며, 초콜릿 등 간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하면 대기실에서 공부도 못 하고 오히려 긴장만 늘어날 수 있으니, 시험 시작 30분 전 정도에 도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시험 인터페이스는 QLTS 모의고사와 매우 유사했으며, 화면에 남은 시간이 표시되어 시간 관리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합격의 키는 완벽함이 아닌 적절함
시험을 보는 내내 느낀 점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공부했던 원칙과 예외를 넘어서는 ‘예외의 예외’가 출제되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러나 SQE는 90% 이상을 맞춰야 합격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합격 커트라인은 약 60% 전후로 알려져 있어, 모든 문제를 알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시험 중에도 당황하지 않고, 아는 문제를 확실히 맞추고, 찍어야 할 문제는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시험이 끝난 후 합격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오히려 정상일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학습을 위한 공통된 원칙
SQE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그리고 어떤 시험을 준비할 때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학습 원칙이 있습니다. 먼저 방향성과 효율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열심히 했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자신에게 맞는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분량을 기준으로 할지, 시간을 기준으로 할지는 개인의 집중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식을 찾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공부든 기본이 되는 것은 개념 이해입니다. 기초 개념과 용어에 대한 확실한 이해 없이는 응용 문제를 풀거나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존심을 내세워 기본을 건너뛰려 한다면 결국 실력은 흔들리게 되어 있습니다. 공부는 탄탄한 기초 위에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정리하며
지금까지 영국 변호사 시험 SQE1의 특징, 한국 변호사에게 주어지는 SQE2 면제 기회, 짧지만 강렬했던 3개월의 준비 과정, 그리고 시험 당일의 생생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요약하자면, SQE 준비는 명확한 동기와 장기적인 계획 아래 진행되어야 하며, 핵심은 다양한 문제를 통한 개념 학습과 모의고사 적응에 있습니다. 시험은 완벽함을 요구하기보다 적절한 이해와 적용 능력을 평가하며, 한국 변호사에게는 비교적 접근 가능한 해외 자격 취득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확실한 목표를 가진다면, 이 도전은 단순한 시험 합격을 넘어 전문성의 지평을 넓히는 값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