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대표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가 5월 14일 공식 출시됐다. 7세대(GN7)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그랜저는 사전계약 없이 바로 판매에 돌입했으며, 외관보다 실내 변화가 압도적이다. 특히 현대차 최초로 탑재된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핵심이다. 하지만 가장 큰 논란은 가격 인상폭이다. 모든 트림이 400만~570만 원가량 올랐는데, 과연 그 값어치를 하는지 꼼꼼히 살펴본다.
트림별 가격 인상 현황
신형 그랜저의 시작 가격은 2.5 가솔린 4,185만 원, 3.5 가솔린 4,429만 원, 1.6T 하이브리드 4,864만 원, LPi 3.5 4,331만 원이다. 기존 모델(2025년형)과 비교하면 각각 417만 원, 414만 원, 573만 원, 474만 원이 올랐다. 특히 하이브리드의 인상 폭이 가장 크다. 취등록세를 포함한 실구매가는 기본형 기준 2.5 가솔린 약 4,478만 원, 하이브리드 약 5,205만 원부터 시작하며, 옵션을 추가하면 6천만 원대까지도 가능하다. 아래 표로 정리했다.
| 파워트레인 | 기존 모델 시작가(만 원) | 신형 모델 시작가(만 원) | 인상액(만 원) |
|---|---|---|---|
| 가솔린 2.5 | 3,768 | 4,185 | +417 |
| 가솔린 3.5 | 4,015 | 4,429 | +414 |
| 1.6T 하이브리드 | 4,291 | 4,864 | +573 |
| LPi 3.5 | 3,857 | 4,331 | +474 |
이 정도 가격이면 국산차임에도 수입 세단이나 프리미엄 전기 SUV와 경쟁해야 하는 수준이다. 과연 어떤 변화가 이 가격을 정당화하는지 하나씩 뜯어본다.
외관 디자인, 세련미를 더하다
전면부는 기존의 상하 분할 그릴 대신 샤크 노즈 형상과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를 더 얇고 길게 적용해 날렵해졌다. 프론트 오버행이 15mm 늘어나 안정적인 비례감을 주고, 펜더 가니쉬에 방향지시등을 추가해 측면까지 라이팅 시그니처를 확장했다. 후면 디자인은 범퍼에 있던 방향지시등을 브레이크 등 아래 반광 크롬 라인 안으로 옮겨 가시성을 개선했다. 외형 자체는 기존 7세대의 헤리티지를 크게 바꾸지 않았지만, 디테일을 정교하게 다듬어 더 깔끔하고 고급스러워졌다. 히든 타입 샤크핀 안테나를 최초로 적용해 루프 라인도 매끈하다.
실내는 완전히 새로워졌다
페이스리프트지만 실내는 사실상 풀체인지 수준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다. 테슬라 스타일의 거대한 세로형 화면이 대시보드 전체를 장악하며, 상단에는 9.9인치 슬림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보조 계기판 역할을 한다. 여기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더해져 운전 중 시선 분산을 최소화했다. 현대차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탑재됐는데,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 OS로 네이버 서비스와의 연동, 대형 언어 모델 기반 AI 비서 ‘글레오’를 지원한다. 음성으로 차량 제어는 물론 날씨, 여행 일정 추천, 감성 대화까지 가능하다.
기어 셀렉터는 스티어링 휠 우측 상단으로 이동했고, 칼럼 타입 회전식으로 디자인이 더 얇아졌다. 와이퍼 조작은 방향지시등 레버와 통합됐다. 전동식 에어벤트가 그랜저 최초로 적용되어 센터 스크린에서 풍향을 미세 조절할 수 있고, 하단에는 물리 버튼을 남겨 통풍·열선 시트를 바로 조작할 수 있게 한 점도 세심하다. 무선 충전 패드는 운전석 쪽이 맥세이프 마그네틱 방식으로 고정 가능하고, 조수석은 일반 충전 방식이다. 2열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리클라이닝과 통풍 시트가 추가됐으며, 전동식 커튼도 선택 가능하다. 스마트 비전 루프는 PDLC 필름으로 투명도를 6단계 조절할 수 있어 별도의 선쉐이드가 필요 없다.
이러한 실내 변화는 기존 그랜저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차라고 느껴질 정도다. 가격 인상의 상당 부분이 이 실내 업그레이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과 신기술
엔진 라인업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차세대 사양으로 개선되어 효율과 주행 질감이 더 좋아졌다. 내연기관 모델에도 페달 오조작 방지 보조가 최초로 적용됐다. 정차나 저속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급작스럽게 밟으면 구동력을 제한하고 제동을 걸어 사고를 예방한다. 이 외에도 2열 리클라이닝, 통풍 시트, 전동식 커튼 등 편의 사양이 하이브리드에서도 선택 가능해져 패밀리 세단으로서 경쟁력을 높였다.
가격에 대한 솔직한 평가
분명 신형 그랜저는 상품성 자체로는 매우 훌륭하다. 실내는 제네시스에도 없는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고, 디자인도 더 세련됐다. 하지만 5천만 원을 넘는 가격대는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기본형 가솔린은 그래도 납득할 수 있어도 하이브리드는 옵션 포함 6천만 원에 육박하면 수입차와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국산차의 프리미엄화는 바람직하지만, 그랜저라는 이름표만으로는 가격을 정당화하기 어려운 시점이 온 것이다.
다만 넓은 실내, 뛰어난 승차감, 국내 서비스 네트워크, 높은 중고차 가치를 고려하면 여전히 현실적인 선택지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비와 정숙성에서 강점이 있으니 장거리 출퇴근이나 가족용 세단을 찾는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다음 주 중 전시차가 풀리면 직접 앉아보고 플레오스 커넥트의 실제 반응 속도와 편의성을 더 자세히 리뷰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