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소나무 재선충병이 남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2026년 10월, 경북 경주의 산이 평소와 다른 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단풍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남산 정상 부근이 붉게 보입니다. 그 이유는 소나무재선충병입니다. 크기 1mm 남짓한 재선충이 소나무의 물관을 막아 나무를 말라죽이는 병으로, 한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입니다. 특히 올해 경주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산까지 번지며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구분내용
병명소나무재선충병
전파 경로솔수염하늘소가 재선충을 옮김
피해 지역전국 23개 국립공원 중 11곳
감염 확인 국립공원지리산, 북한산, 속리산, 월악산 등
주요 증상솔잎이 붉게 변한 뒤 잎이 떨어지며 고사
가장 심한 곳경주국립공원 남산 지구
올해 상반기 벌목량1만 5000그루 이상
경주 소나무 재선충병

남산이 붉게 변한 이유

지난 7일 찾은 경주국립공원 남산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정상 부근까지 빛바랜 붉은색이 번지면서, 산불이 지나간 것 같은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중흥사에 있는 400년 된 소나무도 재선충병에 걸린 채 베어질 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절을 세울 때부터 함께했다는 소나무를 지키지 못한 안타까움이 현장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나무는 여름부터 솔잎이 붉게 변하고, 이듬해 봄에는 잎이 떨어져 잿빛으로 남습니다. 경주 남산에서는 지난해 감염된 나무가 잿빛으로, 올해 감염된 나무가 붉은색으로 섞여 있어 피해가 얼마나 빠르게 번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남산이 특별한 이유

경주 남산은 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등산로 곳곳에 오랜 세월을 지켜온 문화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곳의 소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경주라는 도시의 풍경과 정체성을 이루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배병우 작가의 사진으로 유명한 삼릉숲 역시 소나무가 없으면 상상할 수 없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그 숲에 고사목이 속속 나타나면서 남산을 찾는 사람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남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평소에 보지 못하던 붉은 나무들을 보며 발걸음을 멈춥니다. 소나무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일은 단순히 풍경의 변화가 아니라, 오래된 친구를 잃는 것 같은 아픔입니다. 이런 감정은 경주 시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재선충병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더 안타깝고, 더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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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국립공원으로 번지는 피해

문제는 경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전국 23개 국립공원 중 11곳에서 재선충병 감염 또는 감염 의심 고사목이 발견됐습니다. 지리산은 2008년 이후 18년 만에 감염이 확인됐고, 서울 북한산에서도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고사목이 나왔습니다. 기후변화로 매개충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재선충병이 수도권까지 북상한 것입니다. 경기도에서는 올해 재선충 감염목이 12만 본으로 지난해보다 70% 가까이 늘었습니다.

문화유적 주변 소나무숲

김유신장군묘를 둘러싼 소나무숲은 두 달 만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지난 8월만 해도 푸르렀던 숲이 10월에는 붉게 타들어갔습니다. 불국사와 왕릉 주변으로도 피해가 번지고 있어 문화유적과 함께 지켜야 할 소나무숲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경주국립공원에서 1만 5000그루 이상의 감염목을 베어냈지만 확산세를 잡지 못했습니다.

왜 방제가 어려운가

경주는 국립공원과 문화재보호구역이 겹쳐 있어 방제 방식에 제약이 많습니다. 남산은 암반 지역이 많아 밀봉 훈증이 어렵고, 그물망으로 감염목을 덮는 과정에서 나는 냄새가 오히려 솔수염하늘소를 더 불러들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솔수염하늘소는 눈이 없어서 죽어가는 소나무의 냄새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산림청이 꿀벌 피해를 우려해 2023년부터 항공방제를 중단하면서 확산을 막을 저지선이 약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가뭄과 고온이 이어지면서 매개충이 활동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활동 범위도 넓어졌다고 설명합니다. 과거에는 겨울철 추위가 재선충과 매개충을 자연적으로 억제해 주었지만, 최근 기후 패턴이 달라지면서 그 힘이 약해졌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산림 전체가 맞서야 할 과제가 되었습니다.

소나무를 지키는 작은 실천

전문가들은 재선충병을 완전히 박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소나무를 보전해야 할 지역을 정하고, 그곳에 방제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합니다. 아직 감염되지 않은 나무는 예방 주사로 지킬 수 있고, 매개충 활동 시기에는 포획 트랩을 설치해 하늘소 수를 줄입니다. 감염 의심 나무를 발견하면 산림청이나 지자체에 빨리 신고하고, 등산로에서 지정된 구역을 벗어나지 않는 것도 작은 실천입니다. 사진과 위치를 함께 알려주면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등산 중에 솔잎이 붉게 변한 나무를 발견하면 가까운 국립공원사무소나 시청 산림 부서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위치와 사진을 함께 전달하면 담당자가 현장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합니다. 나무를 직접 자르거나 옮기는 행동은 오히려 재선충을 퍼뜨릴 수 있어 삼가야 합니다.

앞으로 소나무숲을 지키는 길

지금까지 전국 국립공원과 경주 남산에서 벌어지는 재선충병 피해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경주 소나무 재선충병은 단순한 나무 병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함께 지켜온 소나무숲 전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감염된 나무를 빠르게 찾아내고, 매개충 활동을 줄이며,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에 방제 역량을 모으는 일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맞춘 산림 관리와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세대에게도 푸른 경주 남산과 소나무숲을 물려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리면 꼭 베어야 하나요?

A. 네, 현재 치료법이 없어서 감염된 나무는 베어내는 것이 확산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주변 나무는 예방 주사를 놓고 매개충 포획으로 지킵니다.

Q. 사람에게도 해가 되나요?

A. 소나무재선충병은 사람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감염된 나무가 쓰러질 수 있어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감염된 나무를 발견하면 어떻게 신고하나요?

A. 산림청이나 해당 지자체에 신고하면 담당자가 현장을 확인합니다. 나무를 함부로 옮기거나 가져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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