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실 가방뜨기 세 가지 후기

루피실 가방뜨기, 올여름 세 가지 도안을 완성했다

가방 이름도안 출처주요 기법실 소요량난이도
바오가방보니엠긴뜨기 무늬루피실 2~3볼
드래곤디퓨전 폼폼수리마마 / 콩지헤링본뜨기루피실 4볼중하
바인토트백쎄비헤링본뜨기루피실 3볼+

올여름 들어 코바늘 뜨개질에 푹 빠져서 루피실로 가방 세 개를 만들었다. 바오가방, 드래곤디퓨전 스타일, 바인토트백인데 각각 다른 매력이 있다. 한여름에 종이실은 시원하고 가벼워서 에어컨 빵빵한 방에서 코바늘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처음 루피실을 써보는데 생각보다 부드럽고 편물이 살아서 빠져들었다. 아래에서 각 가방을 뜨면서 생긴 일과 팁을 풀어본다.

보니엠 바오가방, 남보라빛 고급짐

가장 먼저 만진 건 보니엠님 바오가방 동영상 패키지다. 루피실 96번 남보라색을 골랐는데 색감이 정말 고급스럽다. 동영상 강의가 찬찬해서 무늬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나는 손이 좀 쫀쫀한 편이라 바늘을 한 호수 올려 7호로 시작했다. 그랬더니 편물이 너무 뻑뻑하지 않고 적당히 탄탄하게 올라갔다. 무늬가 한 단씩 쌓일수록 입체감이 살아서 신기했다. 완성하고 로고 택을 달고 립밤 파우치를 매달았는데 가방 색이 톤 다운되어서 어떤 액세서리도 잘 어울렸다. 한 가지 에피소드는 초등학생 아이가 공부하다가 완성된 가방을 머리에 쓰고 모자처럼 놀았다는 것. ‘초딩은 왜 이런 걸까’ 웃음이 났지만 그만큼 사이즈가 여유롭다는 증거다. 수납도 넉넉해서 외출용으로 딱이다. 하나 뜨고 나서 바로 두 번째를 계획 중이다.

드래곤디퓨전 폼폼, 미완성작에서 다시 태어나다

두 번째는 2년 전에 뜨다 만 가방을 재활용한 케이스다. 당시 종이실로 시작했다가 진도가 안 나가서 방치했는데 올해는 꼭 끝내겠다는 결심으로 실을 풀었다. 문제는 한 번 뜬 종이실을 풀면 짜파게티처럼 꼬여서 다시 쓰기 어렵다는 점. 스팀다리미로 한땀한땀 펴느라 1시간 넘게 걸렸다. 그냥 새 실을 살까 고민했지만 이미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 했다. 다만 바닥은 60코로 재활용하고 옆면은 완전히 새로 떴다. 수리마마님과 콩지님 영상을 참고했는데, 나는 콩지님 방식이 더 깔끔해서 따라 했다. 짧은뜨기 단 없이 바로 무늬로 시작하니 윗단이 매끄러웠다. 바닥은 1겹만 떴는데 이유는 바닥 판을 따로 넣을 생각이었기 때문. 수리마마님 방식은 바닥 2겹에 옆면 1겹이라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실루엣이 싫었다. 루피실과 레터실도 비교해봤는데 루피실이 더 하늘하늘하고 공기감이 있어서 편물이 통통하게 예뻤다. 레터실은 칼국수면처럼 접혀 있어서 다루기 까다로운 반면, 루피실은 풀어도 구겨짐이 덜해서 재사용이 가능했다. 단, 너무 세게 당기면 찢어질 수 있으니 적당한 힘 조절이 필요하다. 완성된 폼폼 가방은 끈을 질끈 묶어서 라탄백 분위기를 냈다. 2개를 연속으로 뜨면서 바닥 코 수를 48코와 60코로 달리했는데 60코가 더 넉넉하고 예뻤다. 바닥을 한 호수 작은 바늘로 짱짱하게 뜨는 것도 팁이다.

쎄비 바인토트백, 헤링본뜨기로 갈아타기

세 번째는 쎄비 바인토트백 패키지였다. 그런데 패키지라고 해서 실과 부자재가 함께 올 줄 알았는데, 막상 열어보니 루피실 2볼만 덩그러니 있었다. 도안은 카톡으로 따로 오고, 가죽 바닥과 끈, 라벨 등은 별도 구매해야 했다. 배송비만 여러 번 내고 나니 상품 상세를 꼼꼼히 읽지 않은 내 잘못이 컸다. 처음에는 도안대로 변형 긴뜨기 무늬를 떴는데 결과물이 짚신 같았다. 포기하고 풀어서 헤링본뜨기로 변경했다. 6호 바늘로 뜨니 가방이 오므라들어서 7호로 바꾸고 다시 시작. 무려 세 번을 풀고 다시 떴다. 종이실을 여러 번 풀면 실이 걸레짝이 되는데, 그래도 루피실은 다른 종이실보다 튼튼해서 견뎠다. 헤링본뜨기가 일자로 잘 올라가도록 힘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바닥은 1겹으로 하고 헤링본 무늬를 바닥부터 적용했다. 열심히 뜨다 보니 실이 부족해서 추가 구매했고, 결국 배송비까지 3번 결제했다. 완성 후 손잡이는 둥근 가죽끈을 심지로 넣어 네줄땋기로 만들었는데, 기성품처럼 단단하고 예쁘다. 너트 라벨까지 붙이니 투머치핸드메이드 느낌이 아니라 세련된 여름 가방이 완성됐다. 4일 만에 후루룩 끝낼 수 있었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루피실로 완성한 코바늘 가방 세 가지

세 가지 가방을 뜨면서 얻은 팁과 차이점

같은 루피실이라도 가방마다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바오가방은 무늬가 화려해서 포인트가 되고, 폼폼은 헤링본의 클래식함이 돋보이며, 바인토트백은 미니멀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공통적으로 중요한 건 바늘 호수 선택이다. 나처럼 손이 쫀쫀하면 권장 호수보다 한두 호수 크게 잡는 게 편하다. 또 종이실은 뜨고 풀기를 반복하면 실이 상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도안으로 신중하게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레터실은 풀면 공기감이 사라져서 다시 사용하기 어렵지만, 루피실은 구겨짐이 덜해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바닥은 1겹으로 하고 안에 판을 넣는 쪽이 모양이 더 예쁘고, 통통한 입체감을 원한다면 옆면도 2겹으로 뜨는 게 낫다. 마무리 단은 되돌아짧은뜨기나 빼뜨기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게 좋았다. 앞으로 남은 루피실로 미니고라 디자인이나 카드지갑 같은 소품도 도전해볼 계획이다.

자주 묻는 질문

  • 루피실과 레터실 중 어떤 게 더 좋나요? 루피실이 더 하늘하늘하고 공기감이 있어 여름 가방에 잘 어울립니다. 레터실은 약간 두껍고 종이 같은 느낌이라 칼국수면처럼 접혀 있어 다루기 불편합니다. 루피실은 뜨고 풀어도 구겨짐이 덜해서 재사용하기 좋습니다.
  • 가방 바닥은 1겹과 2겹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하나요? 바닥 판을 따로 넣을 거라면 1겹으로 충분합니다. 2겹으로 하면 바닥이 두꺼워져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실루엣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1겹으로 뜨고 안에 판을 넣어 모양을 잡았습니다.
  • 코바늘 호수는 어떻게 정하나요? 패키지에서 권장하는 호수가 있지만, 자신의 손의 쫀쫀함에 따라 조절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권장 호수보다 1~2호 크게 잡으면 편물이 너무 뻑뻑하지 않고 예쁘게 떠집니다. 저는 6호 대신 7호로 바꿨더니 결과가 좋았습니다.
  • 루피실 가방 하나 완성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처음 해보는 무늬라면 3~4일 정도 걸립니다. 하루에 2~3시간씩 투자하면 일주일 안에 충분히 완성할 수 있습니다. 저는 퇴근 후 저녁 시간에 만들어서 보통 4일 만에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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